삼위일체는 기독교 교리 중 가장 난해하고 신비하다. 이 교리를 둘러싸고 많은 오해와 오류가 발생한 이유다. 하나님이 세 분이라는 삼신론, 한 하나님이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양태로 나타난다는 양태론 등이 잘못된 교훈의 대표적인 예다. 삼위일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시도한 비유도 있었다. 5세기 경, 가톨릭 사제 성 패트릭은 세 잎 클로버로 삼위일체를 설명했고, 한 유명 가수는 도, 미, 솔과 빛의 삼원색으로 삼위일체를 이야기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정통 삼위일체 교리와는 거리가 먼 내용들이다.
이 어려운 교리를 명쾌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책이 나왔다. 『삼위일체가 알고 싶다』(박재은 지음, 넥서스CROSS)는 올바른 삼위일체와 잘못된 삼위일체를 비교해 성경을 통해 자신을 계시한 하나님의 존재 양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저자는 성경과 주요 역사적 신경이 증언하는 삼위일체를 설명하면서 위격, 본질 등 이 교리를 이해하기 위한 용어들의 설명을 곁들였다. 저자인 박재은 박사를 만나 책을 쓴 목적과 삼위일체의 중요성 등에 대해 전해 들었다.
▲『삼위일체가 알고 싶다』 / 박재은 지음 / 넥서스CROSS / 8,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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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목적으로 책을 쓰셨나요?
A: 학교에서 신학생들에게 조직신학을,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며 삼위일체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낮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신앙생활을 한 장로님, 권사님이 ‘위격’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다고 고백합니다. 신학생들이라고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신입생들은 교의신학 서론과 신론을 공부하는 데, 대부분 학생이 교회에서 이런 내용을 배운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책을 쓰는 분명한 세 가지 목적이 생겼습니다. 첫째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교본을 삼기 위함입니다. 둘째는 ‘하나의 본질과 세 위격’이라는 보편 공교회의 삼위일체 공식을 확실하게 전달해, 잘못된 가르침을 분별하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셋째는 교리 자체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교리를 알아야 합니다. 교리는 뿌리입니다. 뿌리가 튼튼하게 내리면, 그곳으로부터 흘러온 양분으로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습니다. 특별히 신론은 모든 교리가 파생되는 중요한 교리인데, 신론 중에 핵심이 삼위일체죠.
Q: 삼위일체가 어려운 주제라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A: 지나치게 쉽지도,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도 않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책이 신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교리 공부에 대한 거룩한 동기를 고취시키고, 신학생에게는 공부하는 내용을 이해하도록 돕고, 신학에 조예가 깊은 이에게는 복습하는 차원으로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Q: 삼위일체는 왜 중요합니까?
A: 건전한 신앙생활은 성경에 계시된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셨는데, 계시하신 분의 존재 양식이 삼위일체입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잘못된 지식은 하나님은 물론 성경에 대한 왜곡된 지식으로 이어집니다. 삼위일체가 무너지면 성경 계시가 무너지고, 성경 계시가 무너지면 삶도 무너집니다. 이단은 교리라는 뿌리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 열매가 처참합니다. 교리가 그 사람의 삶을 망친 셈이죠. 삼위일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건강한 신앙생활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헤르만 바빙크는 삼위일체를 “기독교의 맥박”이라고 이야기했죠.
Q: 교리는 건강한 신앙생활의 뿌리라고 말씀하셨는데, 교리를 어떻게 우리 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소위 교리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A: 교리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은 교리를 잘 모르거나 혹은 교리를 잘못 배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리를 전문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해서 구원받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표현하기 위한 전문 용어인 위격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도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하게 믿으면 구원받습니다. 그러나 교리에 대한 깊은 묵상과 이해는 하나님을 아는 것, 즉 하나님의 존재 속성을 이해하는 데까지 이어집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향성을 결정하게 되죠. 예를 들어 볼게요. 하나님의 무한하심, 선하심, 작정 교리를 깊이 묵상한 사람은 삶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만났을 때, ‘좋지 않은 상황을 만났지만 나를 향한 하나님의 선하심은 무한하다’라고 묵상합니다. ‘이 위기가 하나님의 징계인가, 또 다른 하나님의 뜻이 있는가’라며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이것이 신앙을 풍성하게 하죠.
▲강의하는 박재은 박사(사진 제공: 박재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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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이단이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단순히 이 교리가 어렵기 때문일까요?
A: 성경을 잘못 이해했다기보다는 개인적인 의도성을 관철시키기 위해 삼위일체 교리를 사용한다고 봅니다. 이단은 정통교회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독특한 교리를 창출합니다. 그런 점에서 삼위일체처럼 신비로운 교리는 자신들이 통찰력 있는 것처럼 꾸미는 좋은 재료가 됩니다. 실상은 비성경적인데 말이죠. 그들은 “우리는 통찰력 있는 해석을 추구한다”라고 선전하며 존재를 유지하는 근거로 삼위일체 교리(혹은 기타 이단적 교리)를 사용한다고 봅니다. 이 책을 쓴 목적에서 밝혔듯이 독자들이 보편 공교회가 진술하고 고백하는 삼위일체를 잘 배워 이단들의 의도성이 있는 가르침을 분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Q: 책을 보면 이론을 설명하기 전에 신학 하는 자세를 1장에서 먼저 다루셨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신학은 무한한 하나님에 대한 유한한 인간의 탐구입니다. 마치 하나님을 개구리 해부대 위에 놓고 관찰과 탐구의 대상으로 하나님을 건조하게 치부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신학함에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겸손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질적 차이를 인정하는 태도가 매주 중요하죠. 하나님은 창조주이고 우리는 피조물입니다. 피조물은 창조주를 다 알 수 없습니다. 겸손하게 그분과 우리의 차이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계시, 특별히 성경 안에서 그분을 발견해야 합니다. 때문에 신학 하는 자세를 1장에서 언급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바라는 점이 있습니까?
A: 이 책은 개론서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핵심적이지만 기본 개념을 정립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죠. 그래서 논의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뺀 내용들이 있습니다. 책에 기록된 참고문헌들을 이용해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하셔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풍성하게 이해하게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박재은 박사는 바른 성경 해석이 바른 신학을 낳으며, 바른 신학이 바른 신자를 자라게 하고, 바른 신자가 바른 교회의 토양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부푼 소명감과 사명감으로 조직신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개혁파 신진학자이다.
총신대학교 신학과(B.A.)를 거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한 후 미국 미시건 그랜드래피즈에 위치한 칼빈 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로 유학을 떠나 조직신학 전공으로 신학석사(기독론, Th.M.)와 신학박사(구원론, Ph.D.)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총신대학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칭의, 균형 있게 이해하기』와 『성화, 균형 있게 이해하기』(부흥과개혁사)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웨인 그루뎀의 『성경 핵심 교리』(솔로몬), 엮은 책으로는 『어린이 제자훈련: 교리학교』와 『어린이 제자훈련: 실천학교』(국제제자훈련원)가 있다. 다시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매거진 re에서 「쉽게 읽는 신학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저널에 다양한 신학 주제로 소논문들을 기고했다. 출판된 소논문들은 http://calvinseminary.academia.edu/JaeEunPark 에서 전문을 읽을 수 있다.
박재은 박사 이메일: jepark.theopneustos@gmail.com
조믿음 기자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