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신천지의 불법행위, 합의로 종결

올림픽 평화의 광장 무단 점거, 처벌 없이 끝나


신천지는 지난 2015년 9월 18위장단체 HWPL이 주최하는 행사를 명목으로 올림픽 평화의 광장을 무단 점거했다당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HWPL의 광장사용 신청을 미승인했다신도 수백 명은 행사 전날인 17일 밤기습적으로 광장에 난입해 행사 진행을 위한 무대를 설치했다경찰이 출동했지만손을 쓸 수 없었다다음날 집결한 수만 명의 신도로 인해 광장 일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 신천지의 올림픽 평화의 광장 무단 점거 모습(출처: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페이스북)

상황이 심각해지자 공단 측은 올림픽공원 홈페이지에 현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진행 중인 행사는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행사로 주최 측에서 무단 점거하여 진행되고 있는 불법행사임을 알려 드립니다관리자로서 행사장 철거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주최 측에서 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이로 인해 올림픽공원 이용에 불편이 예상되오니 이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공지했다당시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 불법행사임을 알리는 올림픽공원 홈페이지 공지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사건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본지의 취재결과 사건은 공단과 신천지의 합의로 마무리되었다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공단 측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법원의 조정 신청에 따라 지난 2016년 3월에 합의해 사건이 종결되었다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위한 각서와 합의금을 받았는데합의금은 알려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원의 조정에 따른 합의이기 때문에 표면적인 문제는 없다하지만 신천지의 무법한 행위로 인한 피해자는 공단만이 아니다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은 직접적인 피해자였고위장행사와 포교로 인한 이차삼차의 잠재적 피해요인을 따져본다면, ‘합의라는 공단의 판단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한 신천지 피해자는 국민의 피해를 담보로 한 합의라고 공단을 행위를 비판했다.

사이비 종교의 명백한 집단적 불법행위조차 처벌하지 못한 공단의 소극적 대응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

『성화, 균형 있게 이해하기』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짧은 책 한 권이지만 혼자서는 알 수 없는 방대한 지식이 잘 정리되어 있다성화에 대해서 오해하기 쉬운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역할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균형 잃은 성화론에 대해 명확한 지점을 잡아 설명하고 개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이다혼자서 그 분야를 이해하려면 분량도 많고정리가 어려울 텐데 저자의 방대한 독서와 분석으로 목회자들이 쉽게 다른 분야의 잘못된 성화론을 이해하게 해준다.

〔 책 소개 〕 『성화, 균형 있게 이해하기』
▲박재은 / 부흥과개혁사 / 214쪽

먼저로마 가톨릭의 성화론을 설명하면서 왜 공로를 강조하는지 기초를 제공한다이성이 타락하지 않았다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에서부터 계속 발전하여 공로신학까지 이어지는 과정의 핵심을 소상하게 설명한다왜 가톨릭은 전적부패가 아닌 부분 부패인지 또 그 신학적 뿌리가 지금 어떤 현상으로 드러나는지를 이해하게 해준다.

루터파의 성화론 에서는 마틴 루터의 성화론과 그것을 발전시킨 루터파의 성화론을 비교하면서 마틴 루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루터는 칭의만 강조했고 성화를 소홀히 했다는 말은 마틴 루터와 루터파의 성화론을 구분하지 못해서 발생한 오해임을 알려준다.

헤르만 콜브뤼게의 반 율법적 성화론이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읽으면서 일부 반 율법주의로 흐르는 사람들이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도움을 받았던 내용은 근현대의 균형 잃은 성화론에 소개되는 케직 운동에 대한 평가다케직운동에 대한 평가는 늘 헛갈려왔다왜 극단적인 평가가 케직운동을 통해 나오게 되는지를 설명하고한국교회 강단에서 성화에 대한 잘못된 설교 중 다수가 케직 운동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의 가장 아쉬운 부분은 다시 균형 잡기에서 언급하는 개혁주의 성화론에 대한 설명이다짧은 분량이라 한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겠지만 존 머레이의 결정적 성화의 개념과 점진적 성화의 개념으로만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역할을 설명하기 한 부분은 다소 아쉽다좀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균형 잡기를 썼더라면 어땠을까?

이승구 교수도 추천사에서 언급했지만존 머레이의 결정적 성화가 칭의와 어떻게 다른가하는 의문이 강하게 일어나게 된다그 부분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설명이 있었으면 더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화균형 있게 이해하기』는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꼭 읽어야 하는 탁월한 책이다성화의 주제 중 혼란스러운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 설명하고잘못된 이론들을 명확하게 평가한다성화에 대한 논의의 역사적 과정을 소개함으로 왜 잘못된 신학들이 발생했는지 이해를 돕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방대한 분량의 역사와 조직신학을 공부하며 깊이를 갖추는데 많은 시간이 든다그런 측면에서 깊이 있는 주제를 한 권의 책으로 쉽게 써준 것은 고마운 일이다신학자의 역할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책 뒤편에 소개된 성화에 관련된 자료들도 더 공부하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킨다짧은 분량 안에 이 긴 역사를 다 담아낸 저자의 능력은 탁월함을 넘어서 아름답기까지 하다화려한 것도 아름답지만명확한 것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편집자 주저자 박재은 박사는 미국 칼빈 신학교에서 조직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현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고상섭 목사(그 사랑교회) bareunmedia@gmail.com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

김풍일 목사에게 발목 잡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의 직무가 정지됐다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는 17김풍일 목사(현 김노아세광중앙교회)가 제기한 직무집행정지등 가처분을 받아들였다이 대표회장은 확정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이영훈 목사는 20, 21, 22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됐는데법원은 한기총 정관에 따라 대표회장은 두 번만 지낼 수 있다고 밝혔다. 20대가 보궐선거였지만이 역시 연임제한규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 이영훈 목사(좌), 김풍일 목사(우)

법원은 김풍일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자격도 인정했다김 목사는 지난 1월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하려고 했지만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는 김 목사가 원로목사라는 이유로 출마자격을 박탈했다법원은 직무정지 기간 중 자신을(편집자 주김풍일직무대행자로 선임해 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김풍일 목사는 자칭 보혜사’, ‘예수의 육체적 부활과 동정녀 탄생 부정’, ‘신천지와 유사한 비유퓰이’ 등 다양한 이단 사설로 논란이 되어 왔다한기총은 이런 김 목사를 신천지대책위원장직에 앉혀 비판을 받아왔다.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

시드니 복판에서 열린 문선명 탄생 기념 전시회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한학자)가 문선명 탄생 97주년 기념 전시회를 시드니 피스엠버시빌딩(Peace Embassy Building, 824-826 George St, Chippendale)에서 지난 3월 2123일에 열었다통일교는 시드니 센트럴 역(Central Station) 주변에서 보행자들에게 전단을 배포했다전시회가 열리는 빌딩은 시드니 중심가에 소재해 있다.

이 빌딩은 통일교 교회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호주 통일교 교회의 한 홈페이지(https://www.familyfedaustralia.org)를 보면전시회가 있는 건물의 주소와 교회의 주소가 같다

▲ 시드니 센트럴 역 주변에서 배포된 전단

전단에서는 문선명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1920년에 한국에서 태어난 문선명은 아버지 문(Father Moon)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그는 참사랑참 가정인류에 대한 이타적인 섬김의 이상을 위해 자기 자신을 헌신했다그는 종교인종민족문화 간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지치지 않고 일했다올해는 그가 태어난 97주년이 된다.”

통일교는 문선명과 아내 한학자가 짝지어준 외국인 배우자와 결혼해야 하는 대규모 합동결혼식으로 유명하다통일교에서는 합동결혼식이 인류의 장벽을 허문다고 믿는다문선명이 사망한 후에는 한학자가 이 결혼식을 이어가고 있다.

통일교는 결혼하지 못한 예수가 인류의 구원 사역에서 실패했으며문선명이 하나님이 원하신 참 가정을 이룩한 참 아버지라고 주장한다통일교는 그의 아내인 한학자를 참 어머니그 자녀들을 참 자녀라고 부른다그러나 문선명이 사망한 후참 가정은 그의 적통성을 두고 참 어머니와 참 자녀들(특히 7남 문형진사이에 대립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용규 객원기자 bareunmedia@gmail.com

박지원 대표, “신천지는 사교”

 “(신천지는개인을 파괴하고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를 파괴하기 때문에 절대 반대합니다.”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출처: 박지원 대표 페이스북)

신천지 신도들이 국민의당 당원으로 가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해명에 나섰다박 대표는 지난 4월 11,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친척 중에 딸 한 사람을 신천지에 잃어서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라고 가정사를 밝히며신천지는 개인가정사회를 파괴하는 사교라고 말했다.

그간 신천지와의 연루설로 곤욕을 치른 정치인들은 대체로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유력 당 대표의 특정 종교단체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은 이례적이다.

킹제임스성경 유일주의의 오류

사본의 가치를 무시하는 독단적 주장


성경은 다양한 번역본이 있다그럼에도 유독 킹제임스성경(The King James Version, KJV)만이 유일한 성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이하 킹제임스 유일주의라고 표기). 한국에는 대표적으로 말씀보존학회의 이송오 목사가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번역한 한글킹제임스를 출판해 보급함으로 킹제임스 유일주의 진영을 대표해왔다이 목사는 개역성경은 사탄이 변개했으며다른 성경으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해왔다예장합동과 통합은 말씀보존학회를 1998년과 2002년에 각각 이단’, ‘반기독교 주장을 하는 곳으로 결의했다.

 

킹제임스 유일주의 진영이 말씀보존학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지난 몇 년 사이 급부상한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의 경우 개역성경으로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지만, “1611년 영어 킹제임스성경이 일점일획도 오류가 없는 최종적인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한다정 목사는 개역성경은 사탄이 변개했다는 (D.A. 카슨의 표현을 빌려무자비한 욕설을 여전히 하고 있으며 핵심 사상은 다른 킹제임스 유일론자들과 큰 차이가 없다.

사랑침례교회 측은 그리스도예수안에 출판사를 통해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번역한 킹제임스 흠정역을 만들고 홍보하고 있다흠정역은 한영대역 관주성경큰 글자 성경작은 성경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판되는 데생명의말씀사 성경 판매부분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킹제임스성경읽어도 될까

킹제임스성경은 말 그대로 제임스 왕에 의해 승인되고 번역된 성경이다필립 W. 컴포트는 킹제임스성경의 탄생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는 1603년에 영국의 왕이 된 후(이때부터 제임스 1세로 불림청교도와 성공회 간의 차이가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두 교파에 속한 몇 사람의 성직자들을 초대해 화합을 가졌다그 화합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으나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청교도 측 지도자이자 옥스퍼드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의 학장이었던 존 레이놀즈가 왕에게 새로운 번역본을 인가해 주기를 청했다당시 그는 이전의 번역본들보다 더 정확한 번역본을 기대하고 있었다제임스 왕 역시 그 제안을 기뻐했는데그것은 그가 보기에 비숍 성경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고제네바 성경에 들어 있는 주()들은 지나치게 선동적이었기 때문이다.1)

제임스 왕의 재가 이후 약 50여 명의 학자가 6개 팀으로 나눠 1607년부터 번역을 시작했고 1611년에 킹제임스성경이 완성되었다킹제임스성경은 오랫동안 권위를 인정받았다래리 스톤에 따르면 킹제임스성경은 잉글랜드의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영어가 온전한 언어로 형성되도록 도왔고영문학에 배경을 제공해 주었고음악을 만들도록 고무했으며몇 세기 동안 각 가정마다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소유하고 읽곤 했던 유일한 책 이었다고 한다.2)

킹제임스 유일주의의 시작

오랫동안 인정받았던 킹제임스성경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발생하면서 킹제임스 유일주의가 싹트기 시작했다미국의 개혁주의 신학자 R.C. 스프로울은 킹제임스성경이 오랜 기간 탁월한 지위를 누리며 사람들에게 소중한 것이 되었기 때문에그 지위가 위협받을 때 나온 저항의 목소리라고 말한다.3)

권동우 대표(킹제임스연구소)의 『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의 망상』에 따르면 킹제임스 유일주의의 뿌리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안식교의 신학자 벤자민 G. 윌킨슨이다권 대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벤자민 G. 윌킨슨1872~1968은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 선교사이자 제7일안식일워싱턴재림대학교 신학부 학장이었다킹제임스성경의 유일주의는 윌킨슨이 1930년에 출간한 『입증된 우리의 흠정역 성경』이란 제목의 책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는 시편 12:6~7을 잘못 적용하여그 말씀이 마치 킹제임스성경 보존에 대한 약속인 것처럼 주장한 최초의 사람이었다그러나 정작 윌킨슨이 KJV를 지키려 했던 이유는 1881년 개정된성경RV이 KJV보다 자신이 믿고 지지하고 있는 안식교 교리에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었다.4)

윌킨슨 이후 제임스 재스퍼 레이데이비드 오티스 풀러에드워드 F.힐즈피터S. 럭크만 등에 의해 유일주의는 그 맥을 이어왔다그 중에서도 피터 S. 럭크만은 기존의 성경을 가장 모욕적으로 비판하는 인물인데 이송오 목사가 럭크만에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편 12편을 근거로 한 보존론의 오류

킹제임스 유일주의자들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말씀을 일점일획 가감없이 보존하셨다는 소위 성경 보존론’ 교리를 만들었다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는 시편 12편 6, 7절을 근거로 하나님의 말씀들이 킹제임스성경을 통해 완벽하게 보존되었음을 믿는다고 주장한다킹제임스 흠정역(그리스도 예수안에)은 시편 12편 6, 7절을 다음과 같이 번역한다.

킹제임스 흠정역

시편 12편 6절 주의 말씀들은 순수한 말씀들이니 흙 도가니에서 정제하여 일곱 번 순수하게 만든 은 같도다

7절 오 주여주께서 그것들을 지키시며 주께서 그것들을 이 세대로부터 영원히 보존하시리이다.

정 목사는 이 구절을 두고 이게 성경보존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이에요이걸 믿으셔야 되요하나님께서 영원히 보존해 주신다저와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모든 단어들하나님의 숨이 들어가서 살아 있는 모든 단어들을 일점일획까지 하나님이 보존해 주신다는 겁니다라고 설명한다.

정 목사는 7절의 그것들을이 6절의 주의 말씀들이라고 주장한다하지만 이는 문맥을 무시한 것뿐만 아니라 문법적으로 틀린 해석이다. 6절의 말씀들은은 여성명사이고 7절의 그것들은은 남성명사다,수를 일치시켜야 하는 것은 히브리어의 기본적인 문법이다문법상 말씀들은은 그것들은이 될 수 없다. 7절의 그것들은은 5절에 나오는 가난한 자와 궁핍한 자.

 

말씀보존학회는 한술 더 떠서 자신들이 번역한 한글 킹제임스성경에서 7절의 그것들을을 이 말씀들을로 바꾸어 번역했다.

한글 킹제임스성경

시편 12편 6절 주의 말씀들은 순수한 말씀들이라흙 도가니에서 단련되어 일곱 번 정화된 은 같도다.

7절 오 주여주께서 이 말씀들을 간수하시리니주께서 이 세대로부터 영원토록 그것들을 보존하시리이다.

히브리어 성경이나 킹제임스성경 그 어디에도 7절의 그것들을을 이 말씀들을로 번역할 만한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유일론자들의 성경보존론은 시편 12편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데 기인한 오류다

▲ 1611년 판 킹제임스성경 시편 12편 7절과 난외주

아이러니한 것은 시편 12편 보존론은 킹제임스성경을 번역했던 번역자들에 의해서도 반박이 가능하다번역자들은 영어문법상 7절의 그것들을’(them)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혼돈을 일으킬 가능성을 미리 예측했던 것 같다. 1611년 판 킹제임스성경 난외주에 그것들을이 사람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킹제임스성경은 훌륭한 사본을 가지고 번역했을까

1611년 판 킹제임스성경은 구약이 히브리어신약이 헬라어로 되어 있지 않은 영어로 된 하나의 번역본이다번역본을 완전한 성경이라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다. D.A. 카슨은 어떤 하나의 특정한 본문형태를 두고 그것이 오류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그 이유는 하나의 본문 형태는 사본들을 비교하여 두드러진 공통점을 가진 것들끼리 분류해서가장 가능성이 있는 독법을 취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확립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5)

킹제임스 유일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킹제임스성경의 신약 기초본문이 공인 본문(Textus Receptus, TR)이기 때문이다킹제임스성경 번역자들이 기본적으로 TR을 사용해서 신약을 번역했다는 뜻이다.

TR이라는 이름은 인쇄업자였던 엘지비어 형제가 1633년에 펴낸 성경의 서문에서 사용한 독자들은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본문을 가지게 되었다본문에는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표현에서 유래했다공인이라고 하니 권위 있는 곳을 통해 인정받은 것 같지만실상은 책을 판매하기 위한 상업적 문구였고 이것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졌다.

학자들은 TR의 어설픈 형성 과정을 지적하며 큰 권위를 부여하지 않는다브루스 M. 메쯔거는 『사본학』에서 TR의 형성과정을 다음과 같이 알렸다.

최초로 발행된 헬라어 신약성경(즉 시판된 것)은 유명한 네덜란드 학자요 인문주의자인 로테르담의 데지데리우스 에라스무스가 준비한 판이었다… 1514년 8월에 바젤을 방문했을 때 그는 그러한 가능성을 잘 알려진 출판업자 요한 프로벤과 의논하였다(아마 처음은 아닌 것 같다). 그들의 상담은 처음에는 결렬된 것 같았지만 1515년 4월에 에라스무스가 케임브리지 대학을 방문했을 때 재개되었다프로벤이 친구 비아투스 리이니나누스를 통하여 에라스무스가 즉시 신약의 초판을 착수할 수 있도록 부탁하였다의심할 여지없이 프로벤은 스페인의 다국어 대조 성경이곧 나올 것이라고 들었으며헬라어 신약의 판이 시장화될 것을 알았고크시메네스의 작품이 끝나고 출판이 허가되기 전에 이 결정이 인쇄화 될 것을 원했다…인쇄는 1515년 10월 2일에 시작되었고아주 짧은 시간 내에(1516년 31전체 판이 끝났고 … 에라스무스 자신이 후에 선언한 것과 같이 편집되었다기보다 오히려 재촉되었다.” 출판을 서둘렀기 때문에 책은 수백 군데의 오식을 갖게 되었다사실 스크리브너가 언제가 이것은 내가 아는 가장 나쁜 책이다라고 말하였다에라스무스는 전부 헬라어로 된 성경 사본을 찾지 못하였으므로 신약의 몇몇 사본을 사용했다… 계시록을 위해서는 12세기의 단 한 권의 사본밖에 없었는데그는 그것을 그의 친구 로이힐린에게서 빌렸다불행히도 이 사본은 그 책의 마지막 6개 구절들이 있는 마지막 장이 빠지고 없었다이러한 구절들을 위해서 요한계시록의 헬라어 본문이나 그리스어 주석으로 사본이 보충된 책에는 곳곳에 있는 몇몇 다른 구절들이 거의 분간할 수 없도록 혼합되어 있는 것 같이에라스무스는 라틴역에 의존하여 이 본문을 헬라어로 번역했다그러한 절차에서 기대 되었던 것 같이여기저기에 에라스무스 자신이 만든 헬라어 본문은 어떤 알려진 헬라어 사본에서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이문(異文)이었다그러나 그러한 것은 소위 말하는 헬라어 신약의 텍스투스 리셉투스(Textus Receptus)라는 인쇄물에서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영속되고 있다.6)

이후 스테파누스베자엘지비어 형제가 에라스무스의 판본을 기초로 성경을 출판했다엘지비어 형제의 상술로 생겨난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본문’ 이라는 표현 때문에 이 성경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에게 인정된 성경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메쯔거는 대단히 미신적인 존경이 텍스투스 리셉투스에 바쳐졌기 때문에어떤 경우에는 그것을 수정하며 비평하려는 시도는 신성모독과 같은 것으로 생각되었다”7)고 전한다.

메쯔거가 밝힌 TR의 형성과정에 따르면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성경은 다른 사본들에 비해 열등할 수밖에 없다몇 개의 사본만 사용한 것도 문제지만 요한계시록은 한 개의그것도 불완전한 사본으로 편집했다학자들은 에라스무스의 편집본에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본문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한다에라스무스는 몇 차례 개정을 통해 본문을 수정했지만 기초는 남아 있었고 이런 오류가 킹제임스성경에 유입되었다가장 대표적인 구절이 요한의 콤마로 알려진 요한일서 5장 7절과 바울의 질문인 사도행전 9장 6절이다.

다수본문과 소수본문

정동수 목사는 현존하는 사본의 99%가 공인본문을 지지한다고 주장한다정 목사는 킹제임스성경의 대본번역용 본문이 된 사본에 대해서도 킹제임스가 채택한 다수 본문이 훨씬 우수하며 바르다며 다수 사본을 뿌리로 한 킹제임스성경 쪽이 소수 사본을 뿌리로 한 기타 현대 역본들에 비해 훨씬 우수하며당연히 우리가 보아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다안타깝지만 개역성경은 소수 사본 계열의 성경이라고 말한다.8)

많은 사본이 킹제임스성경을 지지하기 때문에 킹제임스성경이 완전하고 권위가 있다는 뜻이다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함정이 있다.

첫째비잔틴 본문은 다수라는 이유로 권위를 갖지 않는다. 16세기 이후 비잔틴 사본보다 훨씬 이전의 사본들이 발견되었다사본은 오래 될수록 높은 가치를 가진다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손으로 본문을 필사했다주후 9세기 이전의 사본들은 대문자를 띄어쓰기 없이 기록했기 때문에 훈련된 서기관들도 필사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없었다.

주후 9세기에 이르러서야 소문자를 띄어서 쓰기 시작했다필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필연적이었고 후대의 사본일수록 원문과 멀어지는 것은 상식이다사본에 대한 권위는 대부분 개수보다 년도에 따라 부여된다.

1947년 2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다아랍계열의 한 베두인이 잃어버린 염소를 찾다가 동굴 안에서 가죽 두루마리가 담긴 항아리를 발견했다이후 동굴을 주변으로 발굴 작업이 10여 년 동안 이뤄지면서 수백 개의 사본(성경 외에도 외경위경 등도 포함)들이 발견 된다사해 주변 지역에서 발견되었다하여 사해 사본(혹은 두루마리)이라고 하는데이때 발견된 문서는 무려 B.C. 200년경부터 A.D. 13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해 사본의 발견은 사본학 연구의 전환점이 되었다현 시대는 킹제임스성경이 저본으로 삼은 TR보다 권위 있는 사본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원문에 더 가까운 성경을 번역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현존하는 사본의 99%가 TR을 지지한다는 것은 상당한 사본학적 왜곡이다헬라어 신약성경은 약 13만 8천 개의 단어로 이뤄졌고 사본들 사이에는 최대 40만 개의 이문이 있다또한 수 천 개의 비잔틴 사본 간에도 내용이 일치하는 것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문은 필사 과정에서 발생한 필사자들의 오류 때문에 생겨났다정 목사의 현존하는 사본의 99%가 TR을 지지한다는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

(없음)의 문제

킹제임스성경 유일주의자들은 킹제임스성경에는 “(없음)이 없다는 주장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개역개정성경 등은 번역 과정에서 본문을 고의로 누락 혹은 삭제했기 때문에, (없음)이 없는 킹제임스성경 흠정역이 유일하게 온전한 성경이라고 주장한다.

▲ (없음)이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킹제임스 흠정역 광고

(없음)은 고의로 누락하거나 삭제한 것이 아니다원래 성경에는 장절이 없었다엄밀한 의미에서 장과 절의 구분은 15세기와 16세기 사이에 이뤄졌다고 한다구약은 1227년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 스티븐 랭턴이 라틴어 불가타역을 이용해 장을 나눴다독자의 편의를 위해 본문에 숫자가 매겨진 것은 1551년 스테파누스의 네 번째 성경이 처음이었다오늘날 성경은 1560년 판 제네바 성경의 장절 구분을 따르고 있다.

스테파누스가 절을 표시할 때 있었던 일부 본문은더 우수한 사본으로 원문비평을 한 결과 후대에 추가되거나 삽입된 것으로 드러나 절을 빼게 되었다절 하나가 빠졌다고 숫자를 다시 매길 수는 없어 (없음)으로 표시하고 어떤 사본에는 (어떤구절이 있음이라는 난외주를 달았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개역개정에는 13개 구절이 (없음으로 표시된다.

마 17:21, 마 18:11, 마 23:14, 막 9:44, 막 9:46, 막 11:26, 막 15:28, 눅 17:36, 눅 23:17, 행 8:37, 행 15:34, 행 28:29, 롬 16:24

13개의 (없음중 8개의 (없음)은 복음서에 존재하는데누가복음 17장 36절을 제외하곤 병행 본문으로 다른 복음서를 통해 충분히 보충되어 있다누가복음 17장 36절의 경우에는 킹제임스성경의 기초가 되었다는 TR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비잔틴 사본계열 다수본문의 편집본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없음)은 고의적으로 삭제한 것이 아니다오히려 킹제임스 유일론자들이 없는 구절을 삽입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없음)이 없는 성경은 특별하지도 않으며 독자가 신학적교리적으로 알아야 할 정보를 추가로 제공해 주지 않는다.

킹제임스성경만이 유일하다는 주장은 사본학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한다킹제임스 유일주의는 현존하는 많은 사본이 가진 가치를 무시하는 배타적인 주장이다.

1) 필립 W. 컴포트 편저『성경의 기원』(김광남 역엔크리스토, 2010), 397.

2) 래리 스톤『성경번역의 역사』(홍병룡 역포이에마, 2011), 167.

3) R.C. 스프로울『성경을 아는 지식』개정판(길성남 역좋은씨앗, 2009), 179.

4) 권동우『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의 망상』(CLC, 2016), 41-42.

5) D.A. Carson, 『킹 제임스 버전 성경의 오류』(송병현·박대영 역이레서원, 2000), 101.

6) 브루스 M. 메쯔거『사본학』 개정판(강유중 역기독교문서선교회, 2006), 123-124.

7) 같은 책, 132.

8) 현존하는 신약 사본 중 80%는 지중해의 동부에서 왔는데이를 비잔틴 본문(사본혹은 다수본문(사본)이라 부른다.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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