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곤주 목사의 로마서 핵심 요약(4)
로마서 12장 1∼2절은 로마서 12∼15장에 걸쳐서 나오는 전체 내용의 서론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가 산 제사를 드리는 영적 예배임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삶의 예배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교회 공동체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12:3∼8). 그래서 바울은 서로가 교만한 마음을 품지 말고 믿음의 분량대로, 자신이 받은 은사대로 주어진 달란트를 사용함으로써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 가기를 권면합니다. 이를 위해서 거짓 없는 진실한 사랑과 형제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과 열심을 품고 주를 섬겨야 한다고 권면합니다. 뿐만 아니라,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고 말씀합니다(12:9∼12). 더 나아가서 우리의 이웃에게 행해야 할 그리스도인의 선한 삶과 사랑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12:14∼21).
▲ 김곤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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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에 가면 국가와 사회 공동체,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종말론적인 신앙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먼저 바울은 ‘신자들이 정부의 권위에 복종하고, 양심을 따라서 국가에 복종하면서 시민의 의미를 다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13:1∼10). 이러한 모범적인 시민의 삶을 살아갈 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더욱 효과적으로 전파될 것이고, 신자들은 하나님의 자녀다운 삶을 세상에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국가에 대한 이러한 기본적 의무뿐만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고(13:8), 사랑이 율법의 완성(13:10)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으로 율법을 완성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어야 함을 가르치면서,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종말론적 신앙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롬13:11∼14).
그다음에 바울은 14:1∼15:13에 걸쳐서 로마 교회 공동체 내의 갈등의 문제를 ‘약한 자’와 ‘강한 자’ 사이에 있는 갈등의 구조로 구체적으로 다루기 시작합니다. 바울은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지만, 믿음이 연약한 자는 채소만 먹는다’(14:2)고 하면서, 반복해서 ‘서로 비판하지 말라’고 ‘서로 받으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약한 자’는 유대인 출신의 크리스천으로 그리고 ‘강한 자’(14:1∼2)는 이방인 출신의 크리스천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바울이 말하는 믿음이 강한 자는 특정한 고기들을 먹는 것에 대해서 마음의 두려움이나 양심의 거리낌을 느끼지 않았던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보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서로 비판(비난)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네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하나님께서 서로를 받아 주셨다(14:3); 2) 예수 그리스도의 권한을 침범하기 때문이다(14:4); 3) 우리의 형제들이기 때문이다(14:10); 4) 성도들 각자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바울은 14장에서 ‘서로 비판하지 말라’고 5번 반복하고 있고 (1절, 3절, 4절, 10절),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주의 영광을 위하여 살라’고 “위하여” 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14:7∼9).
바울은 율법에 규정된 음식 문제로 인한 신자들의 신앙적 갈등과 관계해서 하나님 나라의 속성을 14:13∼23에서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 음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라 만물이 다 깨끗하되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악한 것이라(롬14:17∼20).
그래서 14장 마지막에 가면 ‘음식으로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 것이며, 만물이 다 깨끗하지만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악하다’고 바울은 말씀합니다(14:19∼20). ‘하나님의 사업’이라는 표현은 ‘하나님의 일’이라는 표현이 더 알맞습니다. “하나님의 일”이란 믿음이 약한 자들을 세워가는 교회의 일 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신 구속사역의 일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먹고 마시는 음식물 문제로 믿음이 약한 영혼을 실족시킴으로서, 형제들의 믿음을 세워주어야 하는 교회의 일이 무너지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런 음식문제들에 대해서 ‘네가 믿는 바대로 하나님 앞에서 유지하라’고 14:22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14:22a. cf.갈2:14).
바울은 “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 되었나니 이는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라”(14:23a)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음식을 먹으면서도 율법의 규정을 어겼다고 스스로 정죄 의식과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한 것이기 때문에 죄가 된다’는 것입니다(14:23b). 이처럼 그리스도인의 삶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믿음은 하나님과의 관계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 간의 관계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며, 그것이 진정 성숙한 믿음의 모습임을 바울은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바울은 믿음이 연약한 자를 받아들이라고 로마서 14장에서 말하고 나서, ‘믿음이 강한 우리가 믿음이 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해야 한다’(15:1)고 말씀합니다. 또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라(15:2)고 권면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유대인의 후손으로 오셨음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유대인들과 이방인 모두에게 구원의 소망을 누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구약의 말씀들을 인용하여 설명합니다(15:9∼11).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유대인과 이방인을 같은 구원의 자리로 초대하고 같은 구원의 소망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셨다’(15:12)고 바울은 설명하면서, 이 ‘소망의 하나님이 믿음 안에서 기쁨과 평강을 너희에게 주시고,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한다’(15:13)는 축복의 기원으로 편지의 본론 내용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결론: 바울의 선교계획과 문안인사(15:14∼16:27)
15장 14절 이후부터 15장 전체의 내용은 로마서의 결론에 해당되고, 마지막 16장은 긴 개인적인 인사의 내용으로 마칩니다. 여기서 바울은 복음의 제사장이 되어 선교 사역을 감당했던 자신의 사역을 소개하고 나서(15:14∼21), 자신의 예루살렘 교회에 구제헌금을 전달하고 하는 계획과 로마 방문을 통해서 스페인(서바나) 까지 이어지는 자신의 선교계획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자신을 위해 기도해 주기를 요청합니다(15:22∼29; cf. 행19:21; 고후8:1∼5).
특별히 가뭄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예루살렘 교회에 이방인 교회들의 헌금을 보아 전달하는 것은 예루살렘 교회의 유대인 신자들과 이방인 신자들이 한 형제로 연합되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방인의 사도로 복음을 전하는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의 지속적인 신뢰와 후원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바울은 ‘이 일을 마치고 이 열매를 그들에게 확증한 후에 너희에게 들렀다가 서바나로 갈 것이라’고 말합니다(15:28). 그래서 바울은 “유대에서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들로부터 건짐을 받게” 해 달라는 기도요청을 한 후에, 구제헌금을 전달할 때에 예루살렘 교인들이 기쁘게 받아들여지도록 기도해 달라는 기도 요청을 하고(15:31), 하나님의 뜻 안에서 로마에 갈 수 있도록 기도 요청을 합니다(15:32).
바울은 예루살렘 교회를 돕는 이 일을 마치고나면, 로마에 있는 성도들을 만나서 축복을 전하고 로마를 거쳐서 스페인으로 가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 결과 바울이 로마가 건너가게 된 과정이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와 계획가운데 이루어집니다.
바울은 16:1∼16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수고한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뵈뵈는 사도 바울의 편지를 로마교회에 전달한 사람으로서 겐그레아 (고린도 지역) “교회의 일꾼”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뵈뵈가 로마교회에 머무는 동안에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도와주도록 요청합니다(16:1-2).
다음으로, 바울은 브리스가와 아굴라를 “나의 동역자들“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16:3). 이 부부에 관하여 언급하는 구절이 여섯 번 나오는데, 세 번은 누가가 쓴 사도행전에(행18:2, 18, 26), 그리고 나머지 세 번은 바울이 쓴 서신서(롬16:3; 고전16:19; 딤후 4:19)에 등장합니다.
초대교회는 이처럼 헌신적인 신자들이 자신의 집을 개방해서 교회로 사용하였고,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도 고린도와 로마 지역등 자신이 머문 곳마다 자신의 집을 예배의 장소로 제공했습니다(롬16:5; 고전16:19; 몬2). 이렇게 신자들의 가정이 중심이 되어 예배를 드리다보니 오늘날 교회의 예배형식이나 제도와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차이점을 강조하면서, 한편에서는 성경의 가정 교회를 모델로 삼자고 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다소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목회자와 교회 제도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면서 전통적인 기존 교회들의 제도와 조직이 성령의 역사를 막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성경에 등장하는 가정교회들은 당시의 상황과 관계가 있는 것이지 모든 시대의 모든 교회가 따라가야 할 완전한 교회의 모델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로 초대교회의 가정 교회들은 ‘감독과 장로와 사도들‘이라는 지도자들에 의해서 지도를 받았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당시의 가정교회들은 더 심각하게 타락하고 잘못된 이단들의 유혹에 빠져 신앙의 혼란을 초래하였을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교회의 전통과 제도는 교회가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제도적 장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교회의 형태나 제도나 전통의 문제 이전에,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믿음의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그들에게 문안을 합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한다’고 인사의 내용을 마치고 있습니다(16:16).
16:17∼27에는 마치 부모가 자녀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당부와 경고를 합니다. 여기서 바울은 “배운 교훈을 거슬러 분쟁을 일으키거나 거치게 하는 자들을 살피고 그들에게서 떠나라”(16:17) 고 권면합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너희가 선한 데 지혜롭고 악한 데 미련하기를 원한다’고 권면하면서, ‘평강의 하나님께서 사탄을 너희 발아래에서 상하게 하실 것”이라고 말씀합니다(16:19∼20).
마지막 16:21∼23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은 바울과 함께 있는 고린도 교회에 있는 교인들의 이름입니다. 다시 말해서, 디모데와 바울이 머물러 있는 고린도 교회의 성도들이 바울과 함께 로마교회의 성도들에게 문안을 하는 내용입니다. 바울은 “나의 복음”(16:25) 이라고 소개하면서, 이것은 “선지자들의 글로 말미암아 모든 민족이 믿어 순종하게 하시려고 알게 하신바 그 신비의 계시를 따라 된 것”(16:26)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바울은 믿음을 강조하지만, 그 믿음은 순종이 따르는 믿음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롬1:5; 15:18; 16:19).
바울은 이 복음으로 너희를 능히 견고하게 하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 무궁하도록 있을 것이라고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로마서를 마칩니다(16:26∼27). 한마디로 바울은 하나님의 복음(롬1:1)이 “나의 복음”이라고 고백하면서 로마서의 긴 편지를 마칩니다.
편집자 주: 김곤주 목사는 안양대(B.A) 및 안양대 신대원(M.Div)을 졸업한 이후, 호주(Australia) 몰링 학교(Morling College)와 무어 신학교(Moore College)에서 각각 성경신학 석사과정(MA in Theology)을 졸업 했다. 코람데오 신학교(CoramDeo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약학을 가르쳤고, 현재는 호주 시드니에서 새언약 교회를 담임으로, 필리핀 세부 연합 신학교(Subu Union Theological College) 교수로 사역 중 이다. 저서로는 『 원문 중심의 이야기 로마서 』 (세움북스)가 있다.
김곤주 목사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