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단 사이비가 난립한 시대다. 이단 사이비는 아류를 낳고, 그 아류를 또 아류를 낳는다. 개중에는 대형화를 이룬 집단도 있다. 황당무계한 교리를 설파함에도 세를 확장하는 일부 단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단 사이비가 교리만의 문제가 아님이 확실해 진다. 이단 사이비의 세력 확장의 이유를 살피면 교회의 약점이 보인다. 그들이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교회가 놓친 부분을 선점한다. 현 시대 이단 사이비가 집중하는 일을 보면,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관계
이단 사이비는 상대적으로 포교가 쉬운 사람에게 우선 접근한다. 경각심이 없는 사람, 성경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분별력이 부족한 사람 등이 포교에 취약할 수 있다. 또 하나 포교에 취약한 부류가 있다. 관계에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다. 가정이나 공동체에서 받아야 할 돌봄과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는 너에게 절대로 해로운 것을 줄 존재가 아니다”라며 종교색을 배제하고 다가오는 이단 사이비 신도들의 접근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이혼율 9위(아시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29.3%가 1인 가구로,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다. 관계의 결핍이 중독이나 우울증에 빠지게 만든다. 이단 사이비가 이 틈을 놓칠 리 없다. 가짜 사랑을 가지고 진짜 사랑을 가진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산다. “잘해준다.”,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나를 위해 준다.” 이단 사이비의 포교를 경험했던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단 사이비는 교리 이전에 사람의 마음이 빼앗긴 문제다. 이단 사이비에 빠진 수많은 사람이 대부분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이단 사이비에 빠지는 일차적인 책임은 본인에게 있지만 그들이 가진 상처와 아픔을 교회는 얼마나 품어주었는가. 이단 사이비에 빠지는 사람들만 탓할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가 아픔을 가진 자를 회복시킬 수 있는 힘이 있는지 얼마나 돌아보았는가.
요한계시록
대부분의 이단 사이비가 요한계시록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자신들만이 성경에 감춰진 비밀을 깨달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비밀은 앞 세대 이단 사이비 교주들의 해석을 교묘하게 짜깁기해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이단 사이비의 요한계시록 해석에 미혹되는 사람들이 많다. 요한계시록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교회가 얼마나 많을까? 성도들은 시편이나 바울서신 혹은 복음서를 읽는 만큼 요한계시록을 읽고 있을까? 요한계시록이 하나님의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성경에 비해 거리를 둔다. 이단 사이비가 요한계시록을 자신들을 점유물인 양 가감하는데도 말이다.
봉사활동
이단 사이비의 활발한 봉사활동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몇 만 명 이상의 신도를 보유한 이단 사이비의 경우 활동 규모도 상당하다. 신천지는 전 세계를 다니며 “한국에서 가장 큰 자원봉사 단체”를 자처했다. 하나님의교회는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ASEZ 등의 봉사단체를 만들었고 언론을 이용해 자신들의 활동을 적극 홍보했다.
이단 사이비는 정통교회의 교리적 정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단 사이비를 향한 교리적 정죄는 “예수님도 이단으로 정죄당하셨다”라는 신도들 간의 독특한 결속력을 불러온다. 세를 불려야 하는 이단 사이비는 사회적 공신력 저하를 우려한다. 때문에 이미지를 세탁해 공신력 있는 단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통교회도 수많은 사회 공헌 사업과 봉사활동을 한다. 다만 교회는 더욱 개혁되어야 한다. 정통교회를 향한 불신으로 가득 찬 사람은 이단 사이비와 교회의 차이를 두지 않는다.
이단 사이비를 비판만 해서는 제대로 된 대책이 이뤄지지 않는다. 비판과 동시에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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