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 잡고 반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킴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사이비 단체들이 있다. 비교적 작은 교세가 그 이유지만, 교리의 황당함이나 경악할 만한 피해 사례는 여타 대규모 사이비 단체에 뒤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단체가 돌나라한농복구회(교주 박명호, 한농은 한국농촌복구회의 줄임말)다.
어떻게 시작되었나?
박명호(본명 박광규, 1943년 생) 씨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안식교) 출신이다. 안식교를 탈퇴해 그를 따르던 신도들과 1982년부터 본격적으로 집회를 개최하던 중 1984년 6월 25일, 강원도 원주에서 엘리야복음선교원을 창설했다. 1990년 대 초반 십계석국총회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에서는 십계석국 한농복구회로 활동했다. 2000년 대 들어서 명칭을 돌나라한농복구회로 변경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자칭 하나님의 창기 십자가
돌나라한농복구회는 교주 박명호 씨를 시대의 구원자로 믿는다. 박명호 씨는 설교와 한농복구회가 발행하는 잡지 「새벽이슬」을 통해 자신을 하나님, 주님, 그리스도라고 주장해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1991년, 박명호 씨에 대해 ▲안식교의 사상을 기초로 자기의 신비체험 등을 교리화 한다 ▲한국은 성경 이사야 41:25에서 가리키는 동방이고 동방에 나타나는 마지막 선지자 엘리야가 자신이라고 한다 ▲절박한 말세심판설은 신도들에게 속세에 대한 절망감을 야기해 산속으로 도피케 한다 ▲부부의 별거, 이혼 등으로 인한 가정파괴와 학업을 포기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이단으로 결의했다.
▲박명호 씨에게 꽃을 바치고 절하는 여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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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나라한농복구회가 가진 대표적인 반사회적인 교리는 ‘창기십자가’다. 창기십자가란 색욕을 벗어날 수 없는 창기 같은 인간을 취해 구원을 이룬다는 뜻으로 교주 박명호 씨와의 성관계를 통해 구원을 얻는다는 교리다. 많은 여신도들이 박 씨에게 몸을 바쳤는데, 박 씨와 성관계를 가지기 전 꽃을 바치고 절을 하기도 했다. 교주의 성폭행이 구원의 의식으로 둔갑된 셈이다.
여신도들은 박명호 씨를 “여보”라고 부르거나 “창기십자가의 사랑으로 다시 태어났사오니 이제 당신과 영광의 대관식을 치르고 영원 세월 동안 예쁜 아기 예수 많이 낳아 드릴게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유기농을 앞세운 홍보, 그 이면의 집단생활
박명호 씨는 유기농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며 돌나라한농복구회를 앞세워 각종 언론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외부적으로는 종교와 무관한 단체로 포장했으나 돌나라한농복구회는 엘리야복음선교원의 신도들로 구성된 조직체다. 특히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에 소재한 돌나라유기농인증코리아(DCOK)는 2002년 5월 23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2호 친환경농산물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유기농은 돌나라한농복구회가 공신력 확보를 위해 사용한 수단인 동시에 신도들을 규합할 도구로 이해된다. 박명호 씨는 1990년대에 들어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이 일어날 것이니 신도들에게 전쟁을 피해 산골로 이주하라고 명령했다. 신도들은 재산을 바쳐 전국의 10여 개 지역에 집단생활촌을 만들어 자급자족을 하며 폐쇄적 생활을 해왔다. 탈퇴자들에 따르면 폐쇄적 집단생활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최근에는 집단생활을 하지 않는 신도들도 있다.
▲돌나라한농복구회는 자신들을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영농 단체로 홍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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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돌나라한농복구회 2세, 3세들은 돌나라한농복구회가 설립한 한농예능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왔다. 탈퇴자에 의하면 과거에는 의무교육도 받지 않은 채 한농예능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지금은 초등학교를 졸업시킨 후 자체 교육을 한다. 국어, 수학 등의 과목이 있지만 수능을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학생들은 박명호의 설교와 신앙관 등에 대해 배우며 박명호의 왕국에서 박명호의 사람들로 길러진다.
돌나라한농복구회의 실체를 폭로한 언론보도
그간 몇 언론에서 돌나라한농복구회의 실체를 폭로해왔다. 대구 KBS 현장보고>에서는 ‘긴급점검 한농복구회 실체’(1994년 11월 17일)라는 제목으로 집단 신앙촌 구성의 문제점과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문제점에 대해 방송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탐욕인가 희생인가, 창기십자가의 비밀”(2012년 12월 8일)이라는 제목으로 돌나라한농복구회의 정체와 창기십자가 교리를 폭로했다. 여신도들이 박명호 씨를 “여보”, “낭군님”등으로 부르고 여자 아이들이 “원자씨를 낳아드릴게요”라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8월 5일, JTBC에서 상주의 D 종교단체가 한국은 곧 멸망한다며 신도 약 1000명을 브라질로 이주시켰다고 보도했다. JTBC가 지칭한 D 종교단체가 돌나라한농복구회다.
조믿음 기자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