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행복의 궁전.’ 서울시 한 주택가에 부착된 전단지 제목이다. ‘꼭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싶은 분’, ‘기회가 부족했던 분’, ‘무료 상담해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눈에 띈다. 대상은 50대 이하 남녀로 한정하며, 배포자는 ‘참가정 실천 운동 본부’라고 밝히고 있다.
▲통일교 중매 포교 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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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정 실천 운동 본부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의 유관기관이다. 통일교는 “기독교 중심의 인류 구원시대는 지났고, 참된 가정을 통해 구원시대를 열어간다”며 이처럼 중매를 서는 방식으로 포교를 벌이고 있다.
통일교 홈페이지에는 ‘2세 매칭 및 약혼 확정자 교육’이 공지돼 있다. 통일교 주요행사인 ‘합동결혼식’을 앞두고 가정수업을 받는 것이다. 신청날짜는 ‘천일국 6년 천력 5월 20일까지’(편집자 주: 양력 7월 14일)라고 기재했다.
통일교 행사인 합동결혼식은 “하나님 뜻에 맞는 올바른 가정을 이룬다”는 데 목적을 둔다. 통일교 ‘중매 포교’에 담긴 노림수다. 1961년 시작됐으며, 문선명 씨는 2012년 사망하기 전까지 직접 배우자를 정해줬다.
통일교에 따르면 비신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5억쌍 이상이 합동 결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와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2009년 합동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합동결혼식은 문선명 씨 사망 후 통일교 주요 행사에서 주요 사업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합동결혼 헌금은 200만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통일교는 문선명 씨 사후 아내 한학자 통일교와 7남 문형진 통일교로 양분되었다. 문형진 씨는 지난 2월, 미국 펜실베니아 주 뉴파운드랜드 생츄어리 통일교회에서 열린 합동결혼식 참석자들에게 “신의 무기인 쇠막대를 가져오라”며 AR-15 총기 휴대를 지시해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다.
AR-15는 같은 달 17명이 희생됐던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쓰였다. 문선명의 4남 문국진 씨는 총기회사 ‘카 암스(Kahr Arms)’를 설립해 펜실베니아 주에 본부를 두고, 총기를 판매하는 소매점도 운영한다.
석대성 객원기자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