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라고 알려진 이단이 있다. 구원파 하면 세월호를 떠올리며 유병언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성경세미나와 마인드 교육을 내세우는 박옥수를 생각하는 이도 있다. 구원파는 한 단체를 지칭하지 않는다. 한국의 대표적인 구원파로는 권신찬·유병언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박옥수 구원파(기쁜소식선교회, 대한예수교침례회), 이요한 구원파(생명의말씀선교회, 대한예수교침례회)를 꼽는다. 정통교회는 이들이 구원에 대해 잘못된 교리를 견지한다며 ‘구원파’라고 이름을 붙였다.
“살아서 주님을 맞이한다”
이요한 구원파는 구원에 관한 교리뿐 아니라 종말론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특히 이요한 씨는 “우리는 죽지 않고 에녹처럼 살아서 주님을 맞이할 수 있는 시대에 사는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날짜를 정한 시한부 종말론은 아니지만, 시한부적 종말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설교하는 이요한 씨(생명의말씀선교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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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0일 주일 집회
우리는 죽지 않고 에녹처럼 살아서 주님을 맞이할 수 있는 시대에 사는 것이 확실합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지 않는다면, 지금 연세 많은 분도 조금만 건강하게 사시면, 아마 에녹처럼 살아서 주님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재림하시기 전에 이루어질 징조는 다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정말입니다.
2015년 8월 16일 주일 집회
우리가 살아 있을 때 주님이 오실 것이라는 것이 믿어지는데 어떻게 할 거예요. 조금 더 건강하게 사시면 연세가 높으신 분들도 아마 에녹처럼 살아서 주님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주님 오실 날이 가까웠어요.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
이요한 씨가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이유는 극단적인 세대주의 종말론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나오는 여러 가지 상징이나 비유를 현시대의 특정 사건과 때려 맞춰, 자신들만이 말세의 비밀을 안다고 주장하는 사상을 소위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검증 불가능한 음모론으로 공포심을 조장해 신도들을 통제하는 공통점이 있다. 종말론 이단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이요한 씨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666과, 짐승의 열 뿔이 각각 바코드와 유럽 연합(EU)이라며 전형적인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저서 『하나님께로 가는 길』(영생의 말씀사)에는 이 같은 왜곡된 종말론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하나님께로 가는 길』, p. 322
세계정부 수립을 위한 준비가 거의 다 되었다는 사실, 그 준비 과정에 유럽통합이 이루어진 사실 등은 성경에 예언된 인류 역사와 관련해 볼 때 대단히 중대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그 세력을 통해 세계연방정부의 통치자가 나타나기 때문인데, 성경은 그를 사탄의 앞잡이 “적그리스도”라고 말씀하고 있다.
『하나님께로 가는 길』, p.256-257
끝날에 먼저 남방 왕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평화조약을 깨고 이스라엘을 향해 전쟁을 일으킬 것이며, 곧이어 북방 왕 러시아는 많은 군대와 군함을 이끌고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를 동시에 공격하고 …
『하나님께로 가는 길』, p.267.
(다니엘 11장의) 동북에서부터 소문이 이른다는 것은 중국의 세력이 중동에 개입함을 가리킨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더욱 광적으로 그 많은 무리를 다 쳐서 전멸시키려 할 것이며 …
『하나님께로 가는 길』, p.359
영어 알파벳 수치로 계산하여 A=6, B=12, C=18 이렇게 육연수로 계산해 가면, COMPUTER(컴퓨터)라는 이름의 수치의 합은 666이 된다. 장차 나타날 세계연방통치자 곧 적그리스 이름의 수도 666이 될 것이다.
이요한 구원파는 각종 시사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등장한 유병언 구원파와 박옥수 구원파와는 달리 유명세(?)를 치르진 않았다. 하지만 국내 213개, 해외 338개의 지교회가 있다. 이들은 전 세계 60여 국에 진출해 포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수의 유명 연예인들도 출석하고 있어 주의와 분별이 필요하다.
조믿음 기자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