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백석(총회장 장종현)이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를 이단으로 결의한 바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동수 목사는 개역 성경은 마귀가 부패시켰고, 1611년 판 영어 킹제임스성경 만이 하나님께서 완전하게 보존하신 유일한 성경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의 주요 교단들은 정동수 목사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은 ‘(정동수 목사의 주장에) 이단성이 있어 예의주시 한다’라고 결의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은 2019년 9월에 열린 총회에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가 정동수 목사에 대해 일 년 간 이단성을 연구해 보고하기로 결의했다.
논란은 예장 백석(총회장 장종현)에서 벌어졌다. 바른미디어를 포함한 다수의 교계 언론은 예장 백석이 2019년 9월에 열린 총회에서 정동수 목사를 이단으로 결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백석 이대위는 “(정동수 목사가)1611년 영어 킹제임스성경만이 하나님께서 완전하게 보존해 주신 성경임을 100% 확신하고, 킹제임스성경에 따라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친다고 강조하면서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사용한 개역성경과 개역개정 성경에 대한 비판과 폄하로 말미암아 한국교회에 성경에 대한 혼돈과 번역 성경들에 대한 오해를 가져오게 하여 성도들을 혼돈케 하기 때문”이라고 정동수 목사에 대한 조사 경위를 밝혔다.
이대위는 보고서를 통해 “정동수와 그의 교회에서는 킹제임스 흠정역을 오류가 없는 완전한 성경이라고 믿고 있다. 이들은 완전한 성경과 마귀가 부패한 불완전한 성경이라는 이분법적 성경관에 갇혀 있다. 정동수와 사랑침례교회 측의 주장은 많은 사본이 킹제임스성경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킹제임스성경이 권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본이 완전한 것이 아닌데 사본을 근거로 번역한 킹제임스성경이 유일한 성경이고 오히려 원본과 같거나 더 완벽한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것은 사본학적인 기본적 인식의 부족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또한 “개역성경은 마귀가 부패시켜놓은 로마가톨릭 사본을 사용하여 모든 교리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그의 설교에서 한국교회가 채택한 개역(개정)성경은 마귀가 부패시켜 놓은 작업이 들어간 성경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였다”라고 덧붙였다.
교계 언론은 예장 백석 이대위를 통해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백석 총회가 정동수 목사를 이단으로 결의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정동수 목사가 백석 측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발생했다. 정동수 목사 측은 변호사를 통해 2019년 10월 24일, “끝으로 정동수 목사에 대한 귀 총회의 이단 결의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취소하지 않을 시 정동수 목사와 사랑침례교회는 모든 법적 조치 및 기타 가능한 여러 방안(방송, 언론, 유튜브 등)을 강구할 것이며 이에 따른 정동수 목사 개인과 사랑침례교회 성도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 등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귀 교단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 두는 바이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또한 정동주 목사는 장종현 총회장에게 문자를 보내 11월 말까지 자신에 대한 이단 정죄를 취소하라고 압박했으며. 2019년 11월 26일 “장로교 백석 학원 산하(장종현 목사 교단 총회장) 백석대학교, 예술대학교 비리”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예장 백석은 11월 29일, 정동수 목사에게 공문을 보내 “2019년 9월 2-4일 간 진행된 총회에서 이대위의 이단성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며 이단대책위원회의 신중치 못한 결정으로 귀하와 섬기시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된 점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라고 밝혔다. 백석은 정동수 목사를 이단으로 결의한 바가 없다는 뜻이다.
▲예장 백석이 정동수 목사에게 보낸 사과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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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올해 백석 교단 총회는 정상적이지 못했다. 정치적, 행정적 문제 때문에 두 개의 총회가 개최되는 등 교단 내 잡음이 심했다. 때문에 총회로 올라온 보고서들이 다뤄지지 못했다. 이대위의 입장에서는 보고서를 올리고 총회가 그 보고서를 채택한 것으로 인지해 이단으로 결의를 했다고 언론사에 알렸는데, 총회는 보고서를 채택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첫째, 정동수 목사의 이단성이다. 예장 백석은 행정적 절차상 정동수 목사를 이단으로 결의한 사실이 없다는 확인을 한 것뿐이다. 정동수 목사에게 이단성이 없다는 면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백석 이대위 관계자는 보고서의 내용대로 여전히 정동수 목사에게 이단성이 있다는 입장을 바른미디어와 통화에서 밝혔다.
둘째, 예장 백석이 정동수 목사에게 보낸 사과 공문 내용이 적절했느냐는 점이다. 행정적 절차의 실수와 그의 이단성과는 별개의 문제다. 절차의 착오가 있었으면 그 부분에 대해 사과는 하되, 그의 이단성은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 하지만 공문에는 이단성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이번 백석 총회의 대응은 부적절했고, 향후 타 이단들이 활용하기에 좋은 사례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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