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이단 사이비와 무관하지 않은 이유 페이스북
일 년에 이단 사이비에 빠지는 사람이 수만 명인 현실 속에서도 어떤 이들에게 이단 사이비는 여전히 무관심한 주제다. 이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예상된다. 하지만 경험의 유무를 떠나 이단 사이비의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적어도 세 가지 이유에서다.
정통신학의 확립: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교리적 진술은 어디에서 왔을까?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어떤 교훈을 가르치실 때, 정통교리와 이단교리를 구별해서 말씀하는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예수님이 “이건 정통, 이건 이단”이라고 말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예수님과 사도 그리고 사도적 신앙을 계승한 교부들의 가르침과 성경의 가르침을 (고의 혹은 실수로) 왜곡하는 이들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잘못된 교훈은 분별력이 부족한 성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교회의 통일성을 깨트리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가만히 공동체로 들어와(갈 2:4) 다른 복음(갈 1:6-9)을 전하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았다. 특히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된 이후 교리로 인한 특정 집단의 긴장과 대치는 교회를 넘어 한 나라의 질서를 위협할 만한 중대한 문제였다. 황제나 교회의 지도자들은 교회의 신조와 원칙의 일치를 위해 회의를 소집해 잘못된 가르침을 정죄하고 축출하기 시작했다.
이단이 축출되는 과정은 바꾸어 말하면 정통신학이 확립되는 과정이다. 이단을 살펴본다는 건 성도가 믿고 고백하는 교리적 진술이 어떻게 확립되었는가를 확인하고, 잘못된 신학과 성경해석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공부다. 해 아래 새것이 없다(전 1:9). 오늘날 신천지나 하나님의교회 등이 주장하는 허무맹랑한 교리들은 수 세기 전에 발현했던 이질적 주장의 현대적 재현일 뿐이다.
밀착형 이단 사이비: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다!
과거 다수의 이단 사이비가 특정 지역을 성지로 삼거나 은밀하게 집단생활을 했다. 오늘날 이단 사이비는 다르다. 이들은 기업, 교육기관, 언론 등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가령 통일교에서 (주)일화를 통해 생산하는 음료가 서른 가지가 넘는다. 음료를 생산하는 이단이 통일교만 있는 것도 아니니, 무심코 마트에서 사먹은 음료 하나가 이단에서 생산한 제품일 수도 있는 시대다. 휴가 때 이용한 리조트가 이단에서 운영하는 곳일 수도 있다. 입학한 대학교가 이단에서 세운 학교이거나, 인터넷에서 습득한 정보가 이단에서 유포한 가짜 뉴스일 수도 있다.
종교적인 측면으로 국한해 볼 때, 일부 이단 사이비는 교회 밖이 아닌 교회 안으로 들어와 포교를 시도한다. 대표적으로 신천지는 추수꾼 이라 불리는 신도를 교회로 침투시켜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성도들을 포교한다. 그야말로 ‘밀착형’ 이다.
피해자 양산: 이단 사이비는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경, 일본 도쿄 지하철 다섯 개의 전동차 내에 무색·무취의 맹독성 신경가스인 사린가스가 살포되었다. 10여 명이 사망하고 6,000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이 테러는 일본의 사이비 집단 옴진리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흰두교의 파괴신인 시바신을 섬기는 이들은 한때 신도 1만 명에 육박할 만큼 꽤 큰 교세를 자랑했다. 문제는 이들의 ‘교리’다. 이들은 일본을 점령해 아사하라 쇼코의 독재 국가를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체제를 전복하겠다는 교리가 테러로 이어진 셈이다.
2014년 5월 28일, 중국 산둥성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젊은 여성이 집단 구타를 당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중국 최대의 사이비집단으로 꼽히는 전능하신하나님교회(동방번개) 신도들 이었다. 이들의 살해 동기는 여성의 포교 거부였다. 어떻게 포교 거부가 살해 동기가 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이단 사이비 신도들은 극단적인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견지한다. 사이비는 신도를 세뇌해 배타적인 구원관을 형성하도록 만든다. 신도들은 자신들만 참 진리를 소유했다고 믿는 동시에 진리를 방해하는 건 모두 마귀일 뿐이라고 믿게 된다. 가족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즉 신도들이 구타한 대상은 여성이 아닌 마귀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동방번개 신도들이 서울 구로, 강원도 횡성 등지에 자리를 잡았고 전국의 여러 대도시에서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이비에 빠진 신도들은 교주가 성경도 다시 쓸 수 있는 존재라고 믿는다. 교주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들에게 교리가 된다. (신천지를 믿지 않는 남편, 아내와) “갈라서라”라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의 설교를 듣고 “아멘”한 신도들이 집으로 돌아가서 취할 행동은 무엇일까?
교리로 인해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 그 폭탄이 내 옆에, 내 가족 옆에 떨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 피해자가 나, 너, 우리가 될 수 있다.
조믿음 기자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