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에서 후원 예정이었으나 취소
‘문선명‧한학자 부부를 신으로 모신다’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대규모 행사가 치러진다. 통일교는 8만 명을 끌어 모은 ‘2017 한반도 평화통일 세계대회’를 오는 11월 11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공식적으로는 “종교를 초월한 평화집회”이지만 실상은 “참부모님을 받아들이는 행사”에 불과하다. 통일교는 재림주로 믿는 문선명‧한학자 부부를 ‘참부모님’으로 부른다.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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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 70여개 국 종교‧정치 지도자 2000명 등 약 8만 명이 모여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한다고 밝힌다. 그러나 초청된 지도자들과 8만 명의 인원은 문선명‧한학자 부부를 재림주로 인정한다는 종교행사에 동원된다.
유경석 통일교 한국회장은 “세계 지도자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참부모님이 누구신가’를 증거하게 될 것”이며 “(이번 대회의 의미는) 8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참부모님을 받아들이는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이라고 지난 10월 29일 통일교 설교석상에서 말했다. 프로그램 일정을 보면 정치‧종교 지도자 연설이 끝난 후에 “인류의 독생자 독생녀 참부모”를 선포하는 순서를 갖는다.
통일교 교주를 옹립하는 종교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부처인 통일부가 대회를 후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통일부는 행사를 며칠 앞두고 돌연 후원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통일교 측에서 이번 행사를 내부행사 성격으로 바꿔 진행하겠다고 알려와 후원을 취소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애초에 종교색을 가진 행사인 줄 몰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통일교뿐 아니라 기독교나 가톨릭 등 여러 종교행사에 후원 요청을 받아왔다. 종교적인 색채가 있더라도 통일 공감대 확산 차원의 행사는 일반적으로 후원해 왔다. 다만 후원은 금전적 지원을 말하지 않는다. 통일부가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행사는 없다. 과거 통일교에서 주관했던 행사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앞으로 행사지원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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