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생명네팔선교교회 김혜정 준목 인터뷰
외국인 노동자 200만 시대. 다양한 민족이 한국으로 모이는 가운데, 기독교 박해 국가 네팔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를 품는 교회가 있다. 한성호 담임 전도사와 김혜정 협동 준목 부부가 섬기는 새생명네팔선교교회(예장 백석)를 찾았다.
노방전도로 시작된 네팔인 사역
새생명네팔선교교회는 김혜정 준목의 노방전도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2013년 8월, 김 준목은 수원역에서 네팔인 외국인 노동자 한 명을 만났다. 소개에 소개를 거쳐 관계하게 된 네팔인들만 50여 명. 김 준목이 볼 때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머물 수 있는 쉼터였다. “대부분의 네팔 근로자들은 3D 업종에 근무하기 때문에 다치거나 혹은 힘들어서 회사를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회사를 나오면 머물 거처가 없습니다. 이것부터 해결해 주고 싶었죠. 2014년 6월에 쉼터를 만들었어요. 네팔인들을 위한 첫 쉼터. 이것이 네팔선교교회의 모태입니다.”
첫 번째 쉼터는 오래가지 못했다. 갈 곳 없는 네팔인 신혼부부에게 방을 내줬다. 그렇다고 네팔인들을 향한 사역이 끝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들을 더 이해하기 위해 네팔에 다녀왔다. “네팔인들이 우리나라에 가봤냐고 물어봐요. 그럼요라고 대답하는 순간 눈빛이 달라지죠. 네팔인들을 위한다지만 정작 그 나라에 한 번도 다녀오지 못해서 마음이 불편했거든요. 처음 네팔을 방문한 때가 2014년 12월이었어요. 네팔에 큰 어려움이 벌어지기 4개월 전이었죠,”
지진, 소명을 발견한 계기
네팔에 다녀온 지 불과 4개월 뒤, 네팔에는 큰 지진이 일어났다. 최소 약 8,000명이 사망했고 16,00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국가적 재난이었다. 이들 부부는 물과 담요가 필요하다는 네팔인들의 요청에 모금활동을 했고, 네팔 교민회장과 네팔 NGO 단체를 통해 현지로 전달했다.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을 때, 고국의 지진으로 상실감에 빠진 네팔인들이 찾아왔다. 쉼터를 다시 만들어 달라고.
김 준목은 “네팔의 지진을 지켜보며 네팔인들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저희 부부에게 주신 소명을 확신하게 되었어요. 한국에 살고 있는 네팔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가르치겠다는 마음으로 새생명네팔선교교회를 개척했죠”라고 밝혔다.
넘어야 할 장벽들
교회를 개척하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지만, 네팔의 종교문화와 외국인 노동자가 처한 상황이 큰 장벽으로 다가왔다. 힌두교 문화권에 있는 네팔인들에게 유일한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는 낯선 개념이다. 김 준목은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원자임을 믿는 네팔인들도 있죠. 그러나 대부분은 힌두교 사상을 버리기 힘들어요. 우리 교회 안에 있는 네팔인들이 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건 아니에요. 많은 신 중 예수라는 존재도 믿는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기에 이들을 포기할 수 없어요. 힘들지만 열매는 분명히 있습니다.”
얼핏 이들 부부의 사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보인다. 교회에 모이는 네팔인들은 외국인 노동자 신분이기 때문에 네팔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를 개척하고 지난 3년간 교회를 거쳐한 네팔인은 약 150여 명. 김 준목은 “어느 정도 신앙훈련이 되었다 싶으면 고국으로 돌아가요. 계속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장점은 있지만, 꾸준하게 사람을 세우는 작업이 힘들어요. 우리교회 1호 집사가 귀화한 부부입니다. 그런 친구들이 큰 힘이 돼요”라며 “네팔인들을 신앙적으로 교육하는 데 시간적, 언어적 한계가 있죠. 결국 본질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성경 읽기 위주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상황은 어렵지만 그 가운데서 비전을 찾는다.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희망을 찾아요. 네팔에서 노동자 신분으로 한국으로 오기 위해선 평균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해요. 법대, 의대를 다니던 친구들도 오죠. 이런 친구들이 복음을 듣고 변화되어 네팔로 돌아가 그 나라를 위해 헌신하길 꿈꿉니다. 최근 네팔 현지인들이 세운 교회들이 늘고 있어요. 그곳에는 한국인 선교사님들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복음을 듣고 돌아간 이들이 현지 교회들을 섬길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교회의 지향점
새생명네팔선교교회는 네 가지 목표를 가진다. 첫째, 한국에 살고 있는 갈 곳 없는 네팔 노동자들에게 쉴 곳을 제공하고 힌두교 문화에 젖어있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둘째, 네팔 노동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 그들이 네팔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게 되는 것, 셋째, 네팔선교교회가 전국에 흩어져있는 네팔 청년들의 구심점이 되고 선교 영향을 확대하는 것. 넷째, 본국으로 돌아갈 이들을 네팔, 더 나아가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 되도록 준비시키는 일이다.
새생명네팔선교교회의 사역은 교회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김 준목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을 법한 여러 가지 법적 분쟁은 물론 노동 현장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다. 김 준목은 “사업자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에게 한국인이 후견인이라는 사실을 알리면 아무래도 대우가 나아집니다. 때문에 제가 꼭 노동 현장을 방문해서 잘 봐달라고 부탁하죠.”
최근에는 네팔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다는 소문을 듣고 베트남인들이 새생명네팔선교교회를 찾아온다. 공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베트남 노동자들과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도왔다.
이 모든 사역 및 새생명네팔선교교회 운영은 자비량에 가깝게 진행하고 있다. 때를 따라 돕는 은혜가 있지만 고정 후원은 교회와 쉼터의 월세를 부담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기독교 박해 국가이자 힌두교 문화에 있는 네팔인들이 그 나라에서 복음을 접할 기회가 얼마나 될까? 한국에 들어와 있는 네팔 노동자들을 복음의 일군으로 세우고 그들을 통해 네팔에 복음을 전하길 원하는 이 사역에 기도와 후원이 필요하다.
후원계좌: 610901-01-622757(국민, 새생명네팔선교교회) / 301-0185-2229-11(농협, 새생명네팔선교교회)
*재정이 아닌 네팔인 쉼터에 필요한 쌀, 생필품 등으로도 후원할 수 있습니다.
문의: 031-611-0991
조믿음 기자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