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소장 신현욱, 구리초대교회)를 찾았다. 평일 낮인데도 40여 명의 청년이 신 소장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모두 신천지 탈퇴자들. 이들은 상담소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따라 신천지에서 묻은 때를 벗겨내고 있었다.
▲ 신천지 탈퇴자들이 신현욱 소장의 강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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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신천지에 빠진 사실을 인지했을 때
가족이 이단 사이비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초동대처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신현욱 소장은 “가족이 신천지에 빠졌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수년 동안 내버려 두는 경우도 보았다. 아직도 전문 상담소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신천지에 빠진) 본인에게 확인해 설득하려 하지 말고, 아는 척도 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 상담소를 찾아 도움을 청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신 소장은 “가족이나 지인이 신천지에 빠졌더라도 낙심하거나, 불치병이라 생각하지 말고 희망을 품고 상담소를 방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작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구리상담소를 통해 신천지를 탈퇴한 이들이 150여 명. 지난 10년간 한 해 평균 100여 명이 신천지에서 돌아왔다. 간단한 전화 안내를 통해 신천지 성경공부 모임을 그만둔 사람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
▲ 반증교육을 하고 있는 신현욱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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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 상담에서 관계 회복까지
구리상담소에서는 1차 가족 상담, 2차 심화 상담, 3차 반증 교육, 4차 후속 교육의 과정으로 상담이 진행된다. 이 과정을 통해 신천지에서 배운 잘못된 교리를 하나하나 깨트려 나간다.
전체 교육이 끝나면 소그룹 모임을 가진다. 소그룹 모임은 상담소 안에서만 끝나지 않고 상담소 밖에서의 인간적인 관계와 교제로도 이어진다. 신 소장은 소그룹 모임이 회심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고 전했다. “젊은 청년일수록 교리보다는 인간관계에 얽혀서 신천지에 남아있다. 관계회복과 정서적 안정은 회심의 중요한 요인 중 한 가지다. 소그룹 모임을 통해 구성원들이 친밀해지면서 마음을 열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지고 된다.”
종합적인 대처 필요해
매일 같이 신천지에 빠진 이들을 상담하는 신현욱 소장은 여러 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 신 소장은 “탈퇴자들이 이 사회에 잘 정착했으면 좋겠다. 탈퇴자들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종합병원에서 협진을 하는 것처럼 심리, 교리,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신천지 문제와 탈퇴자의 사회 정착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길 소원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신 소장은 “청년들이 신천지에 많이 빠지는데, 부모는 자녀가 신천지에 빠졌는지 몇 년이 지나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고 자녀들을 살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신천지를 잘 알고 대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신천지에 대한) 피상적인 정보보다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피해를 줄이기는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구리상담소 전화번호: 0505-369-3391
홈페이지: http://www.antiscj.or.kr
조믿음 기자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