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를 주장해 물의를 일으킨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를 ‘성경 사기꾼’이라고 비판한 권동우 대표(킹제임스성경연구소)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었다. 1심에서 모욕 혐의가 적용 되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됐지만,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6월 21일,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정동수 목사, 개역 성경 비난하며 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 주장
정동수 목사는 “1611년 영어 킹제임스 성경이 일점일획도 오류가 없는 최종적인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개역 성경은 사탄이 변개했다고 주장한다. 예장합동은 지난해 정동수 목사의 사상을 이단적이라고 규정하며, 일 년간 예의주시한다고 결의했다.
권동우 대표는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의 말씀변개의 경고–하나님의 진노를 쌓아가는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사기꾼의 거짓말!!” 등의 표현으로 정동수 목사를 비판했고, 정 목사는 권 대표를 모욕으로 고소했다.
▲정동수 목사(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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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취지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권 대표의 무죄 취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법원은 ▲피고인(편집자 주: 권동우 대표)이 ’킹제임스 성경만이 완벽한 성경이고 개신교에서 널리 쓰이는 개역성경을 비롯한 다른 성경들은 불완전한 성경이다’는 피해자(편집자 주: 정동수 목사)의 주장을 비판하기 위해 글과 동영상을 게시한 점 ▲피해자의 주장은 관련 학문분야나 개신교 일반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으로 보이고, 오히려 개신교 주류에서는 이단인지 가리기 위해 조사에 착수하기도 한 점
▲피해자는 피해자의 교회 신자들에게 킹제임스 성경만을 완전한 성경으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킹제임스 성경 외의 성경들에 대해 ‘마귀’ 등의 극렬한 표현을 반복하며 비난하는 내용도 있는 점 ▲피고인이 사용한 ’성경사기꾼‘이라는 표현은 피해자의 ‘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 주장과 관련 입장이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피고인의 의견을 강조한 나머지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성경사기꾼’이라는 표현은 그 모욕의 정도가 통상의 욕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고, 피고인이 목사인 피해자의 성경 에 관한 종교적인 주장이나 입장을 비판하려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성경 사기꾼’ 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글을 작성·게시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들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 몇 가지 사실들을 판시했다.
① 정동수 목사는 1611년에 발간된 영문 킹제임스 성경을 번역하여 2001년경부터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전서’라는 제목의 성경을 출판사를 통해 발간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상당한 부수가 판매되고 있다.
② 정동수 목사는 킹제임스 성경만이 완전한 성경이라고 주장했고, 사랑침례교회에서는 교인들에게 1611년에 출간된 영어 킹제임스 성경을 완전한 성경으로 믿고, 킹제임스 성경이 다른 번역본들보다 우수할 수 있지만 완전하지는 않다고 믿을 경우 자발적으로 교회에 나오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의 회원가입서류에 서명을 받아오고 있다.
③ 정동수 목사는 2014년 11월 16일, 킹제임스 성경 이외의 성경에 관해 ‘마귀가 변개한 것이다’는 취지로 마귀라는 표현을 반복하고 ‘죽일 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비난하는 내용의 설교를 하였다.
④ 성경 본문비평학 내지 사본학의 관점에서, 킹제임스 성경은 기존 성경 사본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 성경 번역 중 하나로 완벽할 수는 없고, 대상이 된 성경 사본들에 비추어 개신교에서 널리 사용되는 개역 성경에 비해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평가들이 있다.
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에서는 1998년 9월 22일 ‘한글 개역성경이 불완전하고 한글킹제임스 성경만이 완전하다’는 취지의 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를 주장한 말씀보존학회에 대해 이단선언을 한 바 있다.
권동우 대표는 “정동수 목사는 밥존스 대학도 킹제임스 성경을 쓴다며 유일주의를 변호하려고 애쓰지만, 학장 밥존스 주니어는 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는 이단이며 정확하게는 하나님께 대한 신성모독이라고 말했다. 성경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할 때, 킹제임스 성경만이 완전하다는 정동수 목사의 거짓말이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해를 입히는 주장인지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조믿음 기자 bareunme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