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속 이단(7)_펠라기우스

편집자 주수많은 이단이 역사 속에서 발흥과 쇠퇴를 반복했다오늘날 교회는 교회사 속 이단을 살펴봄으로정통신학이 정립된 과정을 배우는 동시에 잘못된 신학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펠라기우스는 350년경 영국에서 태어났다그는 4세기 말 로마로 이주했는데 그곳에서 시민들의 도덕적 해이와 비윤리적인 삶을 접한 후 도덕적 갱신을 촉구했다펠라기우스는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의 신인양성을 믿었기 때문에 당시 다수의 그리스도인이 그를 신뢰했다”1)고 전해진다.

펠라기우스와 펠라기우스주의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펠라기우스에 대해 교회 역사상 가장 강한 반발심을 불러일으킨 인물”2)이라고 평가한다펠라기우스의 주장에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과 대척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문제는 흔히 펠라기우스주의라고 불리는 이 사상이 펠라기우스 혼자만의 사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펠라기우스는 로마교회 내부의 도덕적 개혁을 촉구함으로 신학 사상보다 도덕적 개혁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다펠라기우스주의는 펠라기우스와 켈레스티우스루피누스율리아누스 등의 혼합사상으로 볼 수 있다는 학자들의 연구를 무시할 수 없다.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펠라기우스주의는펠라기우스의 사상과 강조점을 일부 포함하고 있지만이 운동과 연계된 다른 사상들은 다른 인물들에게서 나온 것이다이를테면 죽음과 죄의 전이에 관한 견해는 펠라기우스보다 켈레스티우스와 루피누스에게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3)고 전한다또한 펠라기우스는 실용주의자에 가까우며 그런 행실을 격려하는 신학체계를 정교하게 다듬은 인물은 오히려 켈레스티우스와 루피누스였다 따라서 어느 것이 펠라기우스 개인의 신학 사상이고어느 것이 이른바 펠라기우스라는 비공식적인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구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4)라고 밝혔다.

 

▲펠라기우스(좌)와 아우구스티누스(우)

  

펠라기우스주의자들은 어떤 사상을 주장했나

펠라기우스주의자들의 중심사상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한 것이었다목창균 교수는 펠라기우스 사상 체계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것은 자유의지와 인간의 책임이었으며그가 강조한 것 역시 인간의 자유의지였다”5)고 전한다.

펠라기우스주의자들은 인간의 본성은 선하고인간은 선과 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보았다아담의 범죄가 후손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며인간은 타락 이전의 아담처럼 죄가 없는 상태로 태어난다고 주장했다즉 인간의 전적부패와 원죄를 부정했다펠라기우스주의자들은 인간이 죄를 짓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인간의 죽음은 죄의 결과가 아니며아담의 죽음 역시 죄에 기인한 문제가 아닌 창조 때부터 정해진 것이라고 보았다죽음을 죄의 결과가 아닌 자연적인 것으로 이해했다.

펠라기우스주의자들에 따르면 인간이 죄를 짓는 것은 죄인으로 태어나서가 아니라 (인간이죄를 짓기로 자발적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6) 펠라기우스주의자들은 인간이 죄를 짓지 않을 수 있으며 복음이 아닌 율법으로도 (인간이하나님 나라에 이를 수 있다고 믿었다.

펠라기우스주의자들은 이신칭의 역시 부정했다브루스 데머리스트는 펠라기우스에 따르면 칭의는 죄악 된 습성을 극복하고 고상한 윤리적 목표를 추구하며 하나님의 법을 성취하는 사람들과 관계된다사람들에게는 자기의 칭의를 실현시킬 능력이 있으며 실제로 많은 이가 그렇게 한다고 펠라기우스는 주장했다”7)라고 밝힌다.

펠라기우스주의자들의 인간에 대한 이해에 대해 목창균 교수는 펠라기우스의 인간 이해는 자연주의적이고 낙관주의적인 것이 특징이다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행이나 악행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즉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으며인간의 모든 행동은 그 자신의 의지 활동의 결과”8)라고 평가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반박

펠라기우스주의는 많은 이들에게 비판을 받았다그중에서도 가장 열성적으로 펠라기우스주의를 반박한 인물은 아우구스티누스였다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만이 진정한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아우구스티누스는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인해 그 후손이 죄에 대한 책임을 가지게 되었다고 전했다. “타락의 결과로 죄에 오염되었다”9)는 것이 아우구스티누스의 논점이었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죄는 대대로 내려오는 유전적인 질병과 같았다인간은 죄성을 가지고 태어나며 죄성은 인간을 오염시키고, “죄스러운 행위를 선호하는 본유의 편견”10)을 가진다는 것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입장이었다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인간이 선을 선택하고 행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의 차이를 인간의 상황과 하나님의 구원의 성격과 관련해 설명한다.11)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인간은 손상된 상태에서 스스로 그 곤경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존재였다아우구스티누스에게 펠라기우스는 인간이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 것을 부인하는 자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펠라기우스주의는 418년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었으나조시모 교황에 의해 정통성을 인정받게 된다그런데 펠라기우스주의자들이 로마 관리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한다당시 황제 호노리우스는 펠라기우스와 켈레스티우스를 로마에서 추방하려했다조시모 교황 역시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고 펠라기우스주의를 정죄하게 된다이들은 431년 에베소 공의회에서 다시 한번 정죄 되는데이후의 펠라기우스와 켈레스티우스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전해진다.

 

1) 저스틴 홀콤『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부흥과개혁사, 2015), 154.

2) 알리스터 맥그라스『그들은 어떻게 이단이 되었는가』(포이에마, 2011), 239.

3) 같은 책, 240.

4) 같은 책, 240.

5) 목창균『이단 논쟁』(두란노, 2016), 164.

6) 저스틴 홀콤『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부흥과개혁사, 2015), 159.

7) 부르스 데머리스트『십자가와 구원』(부흥과개혁사, 2006), 517.

8) 목창균『이단 논쟁』(두란노, 2016), 197.

9) 같은 책, 245.

10) 알리스터 맥그라스『그들은 어떻게 이단이 되었는가』(포이에마, 2011), 247.

11) 같은 책, 251.

 

조믿음 기자 bareun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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