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4. 이단 신도와의 대화를 녹음해 인터넷 카페에 게시했을 때

조 기자의 이판사판_이단 사이비 관련 판결문/결정문 분석


편집자 주이단 사이비 대처는 교리비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피해자들은 이단 사이비 단체가 제기하는 무차별적 소송을 감당해야 합니다바른미디어는 이단 사이비 관련 판결문과 결정문을 수집·분석해 피해자들로 하여금 법적제도적행정적인 대처의 힘을 기르고자 본 연재를 기획했습니다내가 당한 내용의 소송을 이미 누군가 승소했다면누군가 패소한 내용을 미리 숙지한다면불필요한 소송을 줄일 방법이 있다면법적 대처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본 연재는 현직 변호사님들이 감수해 주십니다.

 

사건 1

하나님의교회 피해자는 시위 도중 하나님의교회 신도와의 대화를 동영상 모드로 녹음했다동영상에는 신도의 모습은 나오지 않고 대화 내용만 담겨있다피해자는 신도의 음성을 변조하지 않고 파일을 인터넷 카페에 게시했다신도는 사생활 침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사건 2

하나님의교회 피해자는 시위 도중 하나님의교회 신도와의 대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 카페에 게시했다신도의 얼굴은 식별되지 않도록 처리했지만음성은 변조하지 않았다신도는 사생활이 침해되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결론부터 알리자면두 사건 모두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사건1에 대해 법원은 ▲동영상 상의 음성이 원고(편집자 주하나님의교회 신도)의 것이라고 인식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편집자 주하나님의교회의 피해자)의 1인 시위는 다른 종교에 대한 비판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이고 ▲이에 대한 원고의 제지 또는 제한을 위한 언행은 이미 공개된 것이라고 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 동영상 상의 음성이 원고의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 동영상의 게시행위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대화 내용의 공표로 원고의 사생활이 침해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결정했다.

사건2를 판단한 법원은 ▲목소리를 변조하지 않고 원고(편집자 주하나님의교회 신도)와의 대화를 그대로 게시하였다고 하여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와의 관계에서 동영상의 행위가 원고의 음성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법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동영상에서 원고와 대화하면서 원고의 종교 내지 종교 지도자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고 ▲그 표현이 정제되어 있지 않지만그러한 내용의 음성이 담긴 이 사건 동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한 것 역시 다른 종교에 대한 비판의 내용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서종교의 자유의 범위에 속한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판결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렇다비록 목소리를 변조하지 않았지만피해자와 하나님의교회 신도 간의 대화가 종교의 자유 안에서 허용되는 정도의 종교 비판이라면 사생활과 음성권 등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상대방이 믿고 있는 교리적 내용을 공익적인 목적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특별히 사건 1의 경우피해자와 하나님의교회 신도가 공개된 장소에서 서로를 촬영하고 있었다당시 신도는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법원은 신도의 행위가 이미 공개된 것이라고 봤고그 때문에 음성을 공개한 것만으로는 게시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두 사건이 무죄라고 해서 무조건 녹음된 내용을 올려도 되는 건 아니다대화의 내용이 종교비판의 정도를 넘어서는 모욕 혹은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나 사생활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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