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나님과 관련해서 고백하는 아주 중요한 신앙고백 중에 하나가 하나님의 불변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성경 말씀을 보게 되면 우리의 하나님은 회전하는 그림자가 없으신 분. 이렇게 표현되지요. 사실 해가 동에서 떠올라서 서로 뉘엿뉘엿 움직일 때 그 그림자가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우리 하나님은 그렇지 않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것이지요.
하나님이 불변하시다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갖습니다. 그런데 이 하나님의 불변성이라고 하는 것을 서방의 몇몇 신학자들은 하나님이 무감정하신 분이다. 공감능력제로인 분이시다. 이 세상의 어떤 슬픈 일, 어떤 즐거운 일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영향을 받지 않으신다. 이렇게 주장을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하나님의 예는 사실 아리스토틀에게서부터 전해진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과연 그러실까? 이런 질문을 한 번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경을 보게 되면 하나님께서 인생을 지으신 것을 후회하십니다. 이런 표현도 있고, 하나님께서 누군가 회개하고 주께로 돌아오는 것을 보면 기뻐하신다. 이런 말씀도 있고, 혹은 인간이 고통 가운데서 신음하는 것을 보시고 그분의 애간장이 녹는 것 같은 그런 측면들을 성경이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씀들이 하나님이 무감정하시다 하는 것이 더욱 논란이 될 수 있고, 우리의 질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싶어요. 하나님이 한편 불변하신 것 같아요. 저는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주로 만나는데요. 강의실에 들어온 학생들이 모두가 제 강의에 호응을 하고, 혹은 긍정적인 반응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강의에 잘 순응하지 않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제가 그 학생을 첫 시간에 만나서 15주 마지막 시간까지 쭉 한 공간에서 대할 때, 저는 그 학생에 대해서 결코 교수로서 가져야 할 의무를 회피하지 않고, 그 학생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다 가져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 그런 측면에서 저는 그 학생에 대한 제 마음이 불변하다. 학생에 대한 제 태도가 불변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다른 한편 15주라고 하는 긴 시간 동안 일주일에 두 시간씩 만나면서 그 학생이 수업시간에 하는 세세한 행동들에 대해서 제가 긍휼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고, 혹은 불쾌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고, 혹은 경책을 할 수도 있고, 혹은 격려할 수도 있겠지요. 이런 것들은 15주라고 하는 시간동안 제게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입니다. 그러나 제가 그런 경험을 갖는다고 하여서 그것이 제 안에서 궁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나를 바라보실 때 또 성령안에서 나를 대하실 때 나를 향한 당신의 뜻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나를 향한 삼위하나님의 일관된 사랑이 굴절되거나 혹은 변경되지는 않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하나님은 저에게 불변하신 분이시지요. 제 머리털까지 세신 바 되시고, 제 삶 속에 어떤 단 하나의 우연도 허락하지 않으실 만큼 꼼꼼히 챙겨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과의 관계 속에 반응하고 있는 제 모습들 순간순간 제 안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을 향한 밀도의 차이. 그런 것들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시시때때로 당신의 마음을 말씀을 통해서 혹은 성도들과의 사귐을 통해서 제게 전달해주시는 것도 사실이지요. 이런 측면에서 하나님은 제 삶의 구체적인 면면들에 대해서 공감하시고, 반응하시고, 혹은 내 삶을 폭넓게 바라보시는 좋으신 하나님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혹 여러분 가운데 삶의 어려움이 있을 때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변한다. 이런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을 것 같고, 오히려 이런 일들을 통해서 내게 무언가 좋은 일을 행하시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하는 그 소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하나님은 어떤 경우에도 악이 조금도 없으신 분이시기 때문에 끝까지 선의를 가지고 나를 대하실 것이다하는 그런 하나님의 불변하는 의지에 대한 큰 신앙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것은 굉장히 복된 일이라 생각이 됩니다.
유태화 교수 bareun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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